막말로, 공모전 내가 좋아서 한 것. 돈 바라고 하는 것 아니었음. (일례로 iF design은 돈 안주고 '명예'를 줌)
수상작이 귀속되어도 상관없지만, '아이디어를 우리가 차용해서 썼다' 혹은 '공모전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진짜 사용했다'라고 이야기만 해줬어도 이렇게 화나지는 않았을 듯...
열받아서 3년이나 지난 시점에, 징징거리는 글을 써봄..
+ 그리고 난 저 사건 이후로 공모전에 참여하지 않았음.
++ 아모레퍼시픽 화장품도 사용하지 않음
+++ 아모레퍼시픽 자체가 저런 회사라는 게 문제는 아님, 저걸 진행한 담당자도 나에게 한마디 없었다는 것이 괘씸하고 미울 뿐...
12월, 마침 딱 추워지기 시작한 오늘 오후 1시.
오랜만에 연락해서 결혼 동영상 제작을 부탁했던 사촌언니의 결혼식이 있었다.
작년, 그녀의 동생이 결혼할 때는 팝업북처럼 만든 동영상을 안돌아가는 컴터 붙잡고 AF 돌리느라 끙끙 앓으며 만들어줬는데..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거절해야 할 정도로 몹시 바빴기에.. 미안하다는 말부터 전해야 했다.
수화기 너머의 언니의 '그래, 아쉽네..'라고 하던 목소리가 왜이리 차갑게 느껴진 건, 내 마음이 차가워서 였을거야...ㅋ
앞자리부터 조금씩 차고, 드디어 식이 시작된다.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축하하며 주례 선생님이 이런 저런 좋은 말씀을 늘어놓으신다.
사실 그 주례 내용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나 역시 귀에 쏙~들어오는 주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주례가 끝나고, 케익도 자르고, 축가 한 곡. 그리고 신랑이 준비한 신부에게의 편지.
내심 '다 똑같은 내용일 터.. 아, 지루하구나. 어서 끝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신랑이 운을 뗀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 XX야, 우리는 아이를 빨리 가질 수 있을거야. 마음이 편해야만 오장육부, 신진대사가 활발하며, 자궁 또한 심신이 편해야 임신이 잘 된대"라며 시작부터 하객들을 빵!터트려줬다. 나름 신선한 편지 내용에 웃음소리가 들리자, 많은 이들이 신랑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니까 사실, 나는 물론이거니와 우리 어머니와 우리 아버지도 너에게 잘해야 손주나 손녀를 어서 보실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과감한 발언에 사람들은 빵빵 터진다. 신랑의 어머니와 아버지도 허허~ 웃는다. 왠지, '참 잘 컸어. 누가 키웠는지 아주 든든해..'라는 표정으로, 웃으시는 모양새가 꼭 신랑과 비슷하다. 따뜻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남들이 말하는 손에 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살게 해 줄게,라거나 공주처럼 모시고 살게,라는 말은 하지 않을게. 그래도 내가 자신있게 말해줄 수 있는 건 잘난 것 없는 나지만, 나와 함께해서 행복하다는 것을 알도록 노력하며 살게."라며 별 것 아니지만 꽤 잔잔한 감동을 주는 멘트를 마지막으로 "사랑한다!" 라며 더없이 든든한 말을 남긴다.
사위가 없는 큰엄마, 큰아빠는 둘째큰엄마 둘째큰아빠의 사위가 착하고 든든하다며 입을 내두르신다. 아들 둘일 때는 이런 게 서럽다나..
우리집은 딸 둘에 엄마 하나, 아빠는 캐나다에..
그러고보니 이게 왠 결혼식 리뷰같은 글인가..싶기도 하다.
결혼식을 마치고 노곤노곤한 몸으로 집에 도착했을 때, 전화가 한 통 온다.
캐나다에 계신 아빠다. 언니에게 메일을 보내놨단다. 읽어보라고 하신다. 잽싸게 네이버 메일 로그인.
제목은 "결혼 28주년에" 보낸이 아빠..
순간 엄마는 멍~해진다. "남의 결혼식에나 신경썼지, 내일이 결혼 28주년이라는 건 생각도 못하고 있었네"라며 멋적은 웃음을 지으신다.
그 말에 마음이 더 아프다. 그리고 아빠와 엄마의 결혼 28주년에 관심 없었던 나는 뜨끔..따끔..
아빠의 담백한 메일을, 엄마 메일이라 자주 접속할 수 없어 블로그에 옮겨본다.
캐나다에 온지도 어언 1년반이 지났고 당신이 돌아간지도 2달 반이 되는구려
어느덧 당신과 함께 했던 여름, 그리고 가을 다 지나고 이곳 주변 산들이 하얗게 변했고 잎 떨어진 나무들이 떨고 있는듯한 겨울이구려
내일이 당신과 같이 한 28년이 되는날이구려. 새삼 설레이던 싱그러웠던 그때가 생각나는구려
늘 따뜻한 말한마디 제대로 못 한 못난 사람이구려.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마음으로라도 같이 축하합시다
이 먼 곳에서 여러날 많은것을 보고 느끼고 앞날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였지요
지난날을 돌이켜보니 잘못된 일과 어긋난 행동... 후회가 되고 반성도 많이 하였지요. 용서 바라오.
아직도 남은 많은 날들...
이제부터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과거에 얽매이지않고 앞을 보며 생각하며 나가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지요.
당신도 마음과 몸을 추스리고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을 살려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참으로 고맙겠소
특히 건강에 유의 하시고...
착하기는한데 좀 느린듯한 때론 흥도 있는 민영이...
좀 급한 듯하며 톡톡거리는 그리고 개성, 고집이 센 듯한 민희...
그리고 우리 둘....
보고 싶구려 생각하니 가슴이 찡 하이다. 어차피 결국엔 가족이 세상 제일인것을....
이제 매사 항상 같이하는 가족이 되도록 노력 합시다.
우리 넷이.... 그리고 사랑합시다 Let's go we love to ourselves forever !
당신과 같이 한 헬스, 수영장, 같이 걷던 클로나의 주택가 담장 밑 도로, 호숫가, 공원 등이 이젠 또 하난의 추억으로...
내가 어렸을때부터 아빠와 엄마는 주말부부로 지냈고, 그에 익숙한 언니와 나.
아빠는 항상 멀리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관심없어보이는 딸들의 행동에 더욱 쓸쓸하지 않았을까?
메일을 받고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힘들 때 입버릇처럼 말하는 "아빠가 보고싶다"는 나와 내 주변인만 아는 사실이고, 정작 본인에게는 표현하지 않아 당신은 모르시지 않던가.
캐나다에서 교통사고 당했을 때도, 수술이 잘 끝나기만을 바라기만 하고 엄마만 캐나다로 가셨었는데..
딸들에게 안타까운 점이 많으셨을 것 같다.
나란 사람도 참, 아직 가족을 제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 보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아빠가 항상 캐나다에서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홍대까지 가는 것을 무지무지 귀찮아하는 동물은 큼큼거리며 목도리를 둘렀다.
당근색 목도리. 요즘 좋아하는 색깔이다. 당근색.
자그니님이 매 월 진행하고 계시는 정말 좋은 취지의 책나눔 공지 를 보고 '보노보노 책을 나눔하러 가도 되냐'고 물어본 계기로 참석하게 되었다.
결혼식 다녀오느라 조금 늦었지만, 합정동 B+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여있는 책들은 약 20권이었다.
내가 가지고 간 책은 맨 왼쪽 세권.
파크리트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 : 단지 '파크리트 쥐스킨트'라는 작가의 이름과 내가 좋아하는 '콘트라베이스'의 음색때문에 구매했던 책. 생각보다 꽤 쉽게 읽혔던 책이다. 그렇지만 처음 읽었을 때는 내가 너무 어렸던 것 같다. 휙 읽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정호승님의 [항아리] : 박항률님의 삽화때문에 구입하게 된 책으로, 정호승 시인이 쓴 '어른들이 읽는 동화' 깔끔한 글 때문에 내가 굉장히 아끼던 책. 다만 동화라는 느낌이 강해 많이 읽히는 것 같지는 않다.
MICIO IGARASHI [보노보노] 1권 : 완전 디테일한 그림. 간결하지만 나름의 철학을 담고 있다. 유유자적한 해달의 삶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매력적인 만화. 만화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몹시 아까운, 굉장한 만화. 사랑스러운 보노보노는 같은 말을 두번 한다. 제일 자주 하는 말은 "응" 완전 예스맨. 그 천진난만함에 빠져 모으고 있다.
12월 책나눔에서는 [작은 선물]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 있었다.
형식은 이렇다. "DEMETER" 향수이고, 체리블로썸 향이예요. 갖고싶은 분 계신가요?"
좀 속성으로 썼지만, 모두 함께 천천히 향도 조금 맡아보고 남자분들은 '왠지 여성들이 써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고,
가져온 분은 여자분. 그리고 또 다른 여성 참석자인 내가 갖고싶어했다. "저요~"
그래서 내 손에 들어온 데메테르 향수. 향수를 자주 쓰지는 않지만 왠지 이 향은 익숙하고 괜찮은 듯 하다. 킁킁킁.
꺄악, 그리고 자그니님의 컵케익까지 받았다. 사랑니 때문에 못먹어서 까먹을 뻔 했지만 -_-;
와, 완전 부자같다. 뿌듯뿌듯.
마지막에 얻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책이다.
표지도 예쁘지만, 일단 손에 꼭 들어오는 책 사이즈도 참 좋다.
침대 위, 내 베개 옆에는 책무덤이 있다.
장르 불문으로 머리 옆에는 글자들이 쌓여있다.
읽은 책도 있고, 읽고 있는 책도 있는가하면, 읽다가 읽히지 않아 밑에 내려간 책도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태국 이야기, 기획서 잘 쓰는 법 등등..
자기 전에 1페이지라도 꼭꼭 읽는 게 나의 목표이다.
책장에 꽂으면 왠지 책과 멀어지는 느낌이랄까. 아니 사실은 다 귀찮아서인지도 -_-;
새롭게 따뜻한 모임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좋았다. 1월에는 언제 열릴지 또 궁금해진다.
그때까진 내가 받아온 책을 다 읽었으면 좋겠는데.. 1월에는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 꺄악.
난 그냥 새로운 사람들을 보아 냄새맡기 급급했고, 사랑니때문에 식사를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