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까지 가는 것을 무지무지 귀찮아하는 동물은 큼큼거리며 목도리를 둘렀다.
당근색 목도리. 요즘 좋아하는 색깔이다. 당근색.

자그니님이 매 월 진행하고 계시는 정말 좋은 취지의 책나눔 공지 를 보고 '보노보노 책을 나눔하러 가도 되냐'고 물어본 계기로 참석하게 되었다.
결혼식 다녀오느라 조금 늦었지만, 합정동 B+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여있는 책들은 약 20권이었다.

내가 가지고 간 책은 맨 왼쪽 세권.

파크리트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 : 단지 '파크리트 쥐스킨트'라는 작가의 이름과 내가 좋아하는 '콘트라베이스'의 음색때문에 구매했던 책. 생각보다 꽤 쉽게 읽혔던 책이다. 그렇지만 처음 읽었을 때는 내가 너무 어렸던 것 같다. 휙 읽고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정호승님의 [항아리] : 박항률님의 삽화때문에 구입하게 된 책으로, 정호승 시인이 쓴 '어른들이 읽는 동화' 깔끔한 글 때문에 내가 굉장히 아끼던 책. 다만 동화라는 느낌이 강해 많이 읽히는 것 같지는 않다.

MICIO IGARASHI [보노보노] 1권 : 완전 디테일한 그림. 간결하지만 나름의 철학을 담고 있다. 유유자적한 해달의 삶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매력적인 만화. 만화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몹시 아까운, 굉장한 만화. 사랑스러운 보노보노는 같은 말을 두번 한다. 제일 자주 하는 말은 "응" 완전 예스맨. 그 천진난만함에 빠져 모으고 있다.


 


12월 책나눔에서는 [작은 선물]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 있었다.

 

형식은 이렇다. "DEMETER" 향수이고, 체리블로썸 향이예요. 갖고싶은 분 계신가요?" 
좀 속성으로 썼지만, 모두 함께 천천히 향도 조금 맡아보고 남자분들은 '왠지 여성들이 써야 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셨고,
가져온 분은 여자분. 그리고 또 다른 여성 참석자인 내가 갖고싶어했다. "저요~" 
그래서 내 손에 들어온 데메테르 향수. 향수를 자주 쓰지는 않지만 왠지 이 향은 익숙하고 괜찮은 듯 하다. 킁킁킁.




선물 교환 형식과 마찬가지로, 책 교환도 진행되었다.


내가 받아온 책들!
요시모토 바나나의 [몸은 모든것을 알고있다]
공지영 신간 [도가니]
파울로코엘료 [11분]
가와이다쿠야 [유스트림]

꺄악, 그리고 자그니님의 컵케익까지 받았다. 사랑니 때문에 못먹어서 까먹을 뻔 했지만 -_-;

와, 완전 부자같다. 뿌듯뿌듯.
마지막에 얻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책이다.
표지도 예쁘지만, 일단 손에 꼭 들어오는 책 사이즈도 참 좋다.

침대 위, 내 베개 옆에는 책무덤이 있다.
장르 불문으로 머리 옆에는 글자들이 쌓여있다.
읽은 책도 있고, 읽고 있는 책도 있는가하면, 읽다가 읽히지 않아 밑에 내려간 책도 있다.
유니타스브랜드, 태국 이야기, 기획서 잘 쓰는 법 등등..
자기 전에 1페이지라도 꼭꼭 읽는 게 나의 목표이다.
책장에 꽂으면 왠지 책과 멀어지는 느낌이랄까. 아니 사실은 다 귀찮아서인지도 -_-;


새롭게 따뜻한 모임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좋았다. 1월에는 언제 열릴지 또 궁금해진다.
그때까진 내가 받아온 책을 다 읽었으면 좋겠는데.. 1월에는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 꺄악.
난 그냥 새로운 사람들을 보아 냄새맡기 급급했고, 사랑니때문에 식사를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아 육회비빔밥 먹고싶다.

이상한 마무리.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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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대왕/관찰일기  |  2011.12.10 21:38




Finding Mini Me.
 

누구나 다 무지개를 꿈꾸듯,
내 한움큼 입김도 무지개를 꿈꾸고 있을텐데.
과연 내 껍데기는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 것일까.



인간은 어느 누구도 구원해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구원의 노력을 행사하고 받길 원한다. 

사실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은 이 시기엔 존재하지도 않았다. 
노력을 하기 싫었던 것 뿐이었다.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잘 할 수 있었던 게 편했을 뿐이다.

이 선택의 본질은 
거짓으로 기름칠한 더러운 게으름이였고,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이라는 '선물' 에 대한  모욕의 시작이였다.

재능만 있으면 뭐든지 다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것은 어리석은 판단의 오점이였다. 
'재능'이란 것은,  작은 불씨와도 같다는걸 그때엔 깨닫지 못했다.
하나님은 나에게 재능이라는 축복을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다.

 "내 너에게 재능의 불씨를 줄테니, 음식을 만들 탄탄한 믿음의 그릇을 올리고, 
 온갖 노력의 재료들과, 경험의 향료에 간을 맞추어라.  그 요리는 너와 네 삶과 세상을 아름답게 살찌우리니"

내 자신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존재였었는지, 이제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다.
몹시 늦게 알아버린 지금에서야,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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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대왕/낭만일기  |  2011.10.10 21:09





예전의 나라는 사람은 누군가와 조우한 뒤, 헤어질 때는 언제나 그들의 뒤에서 배웅이라는 것을 하곤 했다. 

버스에서는 눈을 마주치고 손을 흔들고 웃으며 안녕, "어여 들어가" 라는 의미의 그 정든 손짓.
그들이 뒤돌아 봤을 때 다시 한 번 인사해줄 수 있도록 발걸음을 멈추고 언제든지 다시 인사 할 준비를 했었지.

하지만 왠만한 사람들이 "빨리빨리"를 외치게 되고, 그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쉽게 연락을 하고 쉽게 약속을 잡는 순간부터..

다음에 봅시다. 라고 인사한 후, 재빠르게 걷는 사람의 뒷모습만 보게 되었다.
빨리 헤어져도 곧 다시 '쉽게', '빨리' 만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 때문일까?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식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부담이 되었고, 나에게는 기대에 못미치는 대가에 대한 상처가 되었다.
그 상처가 쌓이고 쌓이니, 나 또한- 이제는 뒷모습을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자, 뒤도는 것 쯤이야, 처음만 어려웠을 뿐, 어렵지 않았다.

나도 이제 누군가에게 뒷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나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이 식어가겠지.
그래서 세상은 식어가고 있는가보다.



..뭐지 이 거지같은 글솜씨는? 마무리가 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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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대왕/낭만일기  |  2011.10.0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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