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오산로드 초입. 아침나절이라 사람이 없다. 밤이 되면 완전 복작복작해지는데, 신난다.

2011.09.16. 금.

카오산로드의 도미토리에서 만난 어떤 언니가 '치앙마이 좋다'는 말에 바다를 보러 가려던 마음은 풀썩 꺾인다.
그리고 내일 저녁 6시에 치앙마이로 가는 밤버스를 예약했다. 

티켓부스 아주머니가 말한다."600B에 버스와 호텔이야. 내가 너라면, 그리고 돈이 있다면 올인하겠어!"
그 말에 나는 또 음흉음흉열매를 먹은 고양이 표정을 지으며, 할 만 한데? 홀딱 캅!!을 외친다.

아, 귀찮다. 금요일 이야기는 이쯤해서 끝.

나의 사랑 땡모빤. 뜬금없지만, 사랑한다 땡모빤.



2011.09.17. 토.

6시에 출발한 버스는 방콕 시내의 러시아워에 밀려 7시가 넘어서야 방콕을 벗어난다.

치앙마이까지는 12시간이 걸린다. 아마도 새벽 한시쯤 휴게소에 들리겠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버스에 있는 12시간 동안 음악을 듣다가 모두 끄고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본다. 
아빠의 수술, 엄마의 빈자리, 배우다 말았던 통기타, 떠나왔는데도 떠나고싶은 마음, 또 설렘, 또 설렘, 설렘, 설렘, 두근거림.
그동안 부지런히 너무 앞만 보고 달리기만 했더니, 조금은 지친 것은 틀림이 없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게 보였을까? 조금 느껴졌을까?
아서라, 차분하게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별들이 그리는 궤적처럼 내가 그리는 그림이 반짝거리며 쏟아진다.
내 손 끝에서 재미있는 것이 일어나는 상상을 한다. 참을 수 없이 근질거린다. 

요런조런 생각을 하다보니 버스 1층에 있는 화장실의 스멜이 2층으로 스물스물 기어올라온다.
어쩐지 싸더라.  자리가 불편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역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은 참기 힘들었다.

...음뭬, 호텔은 어떨지 걱정이 된다 'ㅅ');; 

뭐 그래도 태국에 오자마자 걸린 코감기 덕분에 나는 비교적 편하게(?) 왔다. 감기에게 고마워 할 줄이야.

새벽 즈음, 눈을 감으니 파도가 밀려오듯이 잠이 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렇게도 낯선 해가 창문 밖으로 떠오른다. 

 
호텔은 (벽에 줄지어 다니는 개미만 빼면) 괜찮았다.
사진은 생략한다. 업로드도 귀찮다.

호텔 도착하자마자 씻고, 아침을 먹고, 바로 치앙마이 기차역에 기차표를 예약하러 간다.

치앙마이 기차역.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3일 후 출발하는 티켓을 781B에, 5시, 침대는 upper로 예약했다. 

혼자 타면 겁나 비싼 치앙마이의 합승택시 개념의 '썽태우' 
혼자 갔던지라 아저씨한테 찍어달라고 했다. 동남아여행의 필수품 1L 물이 내 옆자리에 앉아있다. 
100B 주고 산 무당벌레 쪼리. 참고로 지금 내 발은 무당벌레 쪼리 모양으로 타버렸다.

출발입니다 캅!! 썽태우 안에서 본 밖.

치앙마이에는 사원이 참 많다. 진짜 이름도 어렵고 다 똑같이 생겼지만 나름 각각의 매력이 또 있다. 
근데 난 뭘 찍었는지 모르겠다. -_-);
 

아무튼 사원이다. 대땅 큼. 크지 않으면 사진 안찍었던 것 같다. 귀찮다 사진은.
 

아무튼 사원을 지키는 용가리같다. 정말 태국스럽다.

또 다른 사원. 태국은 우기였는데 낮에는 쨍~ 밤에는 우르릉쾅쾅 했다.
뭔 하늘이 저렇게 포토샵으로 누끼 잘 따다가 합성해놓은 하늘같이 번쩍거리던지 원..
 

짧은 반바지를 입었기 때문에, 사원 안쪽으로 들어가보기 위해서 둘러야 했던 천. 10B에 빌려준다.
둘러입고 아빠다리로 앉아 부처님을 보고 인사한다. 우리 할머니 잘 계시지요?
 



개가 늘어져있다. 귀엽다. 근데 광견병일까봐 무서워서 말걸지는 못했다. 보정은 하지 않았다. 귀찮다.

코끼리 여러마리가 상을 짊어지고 있다. 우리 아빠 빨리 낫게 해주세요. 코끼리 코에 빌어본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큰 사원을 찾아가는 길... 오, 신난다 큰 나무다. 꼬리를 마구 흔들며 간다.
 

공사가 한창이다. 이름은 까먹었다. 뭐더라? -_-); 
나무 그늘에 앉아 있으니 바람이 솔솔 분다. 머리카락을 흔드는데, 기분이 좋아진다.

엄마 나 여기이쒀

또 코끼리가 잔뜩 두르고 있고, 안에는 부처님이 앉아계신다.

그 큰 나무다. 살면서 가장 큰 나무를 보게 되었다.
 

내 소원은 자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나무"와 관련되어있다. 그 소원을 위한 전초전이랄까. 심장이 콩닥콩닥거렸다. 
햇빛도 좋고 나도 좋고 나무도 좋고~ 기분이 좋은 나는 혼자 흥얼 거리면서 나무를 쳐다보고 있었다. 


사원의 BGM은 풍경소리다. 풍경 소리가 은은하게 들린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자면 앙대 눈떠. 
나는 절(WAT)이 참 좋다. 화려하면서도 수수하고, 그들의 경배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사원들을 둘러보다가 큰 사원에 들어서니, 기분이 좋았다.  지금 사진을 봐도 그 시원함이 느껴진다....
오늘 비와서 안더우니까 그러는건가? -_-아무튼.


다음 이야기는 치앙마이에서 봤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잔뜩 있는 즐거웠던 뗌똑쇼에 대해서 포스팅 할거다. 등록하라 RSS에..

PS. '나무'와 관련된 낭만킹의 꿈을 맞추시는 분께는 선물로 스폰지밥과 관련된 무언가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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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대왕/배낭일기  |  2011.09.2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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